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 시대 생존법 (에이전틱 AI, 자본 소득, 추론 반도체)

by mscooper727 2026. 9. 29.

AI 시대 생존법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와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오건영 단장은 지식인 초대석 100회 특집에서 에이전틱 AI의 등장이 노동과 소득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했습니다. 단순한 기술 전망을 넘어 투자, 교육, 제도까지 아우르는 이 논의는 지금 당장 우리 삶에 적용 가능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에이전틱 AI가 바꾸는 노동의 풍경

2025년 1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Claude Cowork)가 공개되면서 에이전틱 AI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 되었습니다. 클로드 코워는 플러그인 방식으로 새로운 지식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으며, 법률 지식 플러그인이 추가된 다음 날 전 세계 법률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30%씩 급락했다는 사실은 에이전틱 AI의 파괴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보안 서비스 플러그인이 추가된 날에도 보안 소프트웨어 관련 업계 주가가 10 - 50%50%씩 무너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존의 생성형 AI가 정보를 검색하고 대화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에이전틱 AI는 여행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직접 예약을 완료하는 식으로 인간의 업무 흐름 전체를 수행합니다. 부동산, 여행사, 법무법인 등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중개해 온 에이전트 역할 비즈니스 전반이 AI에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에이전틱 AI가 완성되는 시점을 원래 2030년으로 봤지만, 현재는 2027년으로 앞당겨 예측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개발자 피터 스자일러가 혼자 만든 오픈 소스 에이전트 AI '오픈 클로(Open Claw)'는 사용자 컴퓨터의 모든 서비스 API 권한을 AI에게 위임해 하루 종일 업무를 자율 처리하는 가능성을 세상에 보여줬고, 그 직후 오픈AI가 그를 영입하면서 에이전틱 AI의 타임라인은 약 1년이 단축되었습니다. 중국 바이두는 이미 오픈 클로를 이커머스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화이트 컬러 업무의 50%가 사라질 것이라는 앤트로픽의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가장 먼저 대체되는 직군은 역설적이게도 개발자와 AI 전문가입니다. 클로드 코드는 30시간을 쉬지 않고 코딩하는 퍼포먼스를 이미 보였습니다. 3년 전 챗GPT 등장 당시 "AI 시대에는 개발자가 더 필요하다"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중요한 보완적 시각이 필요합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와 조직의 도입 속도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기업 현장에서는 법적 책임 소재, 보안 이슈, 데이터 신뢰성 문제로 인해 완전한 자율 에이전트 도입에 여전히 거부감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노동의 종말보다는 AI 에이전트를 리드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감독자형 관리자'로 노동 형태가 이동하는 이행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입니다. 기술과 제도 사이의 시차(Lag)를 무시한 채 공포만을 앞세우는 논의는 오히려 올바른 준비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자본 소득이 중요해지는 시대의 구조적 모순

오건영 단장은 노동과 소득의 분리가 불가피해지는 미래에 개인이 취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자본 소득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제안합니다. 고용 소득의 비중이 점점 낮아지는 반면, 자본 소득이 갖는 중요도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AI 기업의 성장에 배당이라는 형태로 '빨대를 꽂는' 방식, 즉 주식 투자를 통해 기업 성장을 공유하는 전략이 대표적입니다.

오 단장은 자본 소득의 핵심 과제를 '항상성'에서 찾습니다. 월급 100만 원은 다음 달에도 들어올 것이라는 예측 가능성이 있어 소비로 이어지지만, 주식 투자로 번 100만 원은 다음 달에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어 저축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결국 투자 소득이 노동 소득처럼 꾸준히 들어오는 항상성을 갖추도록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ETF를 활용한 초분산 투자가 그 방법론으로 제시되며, 연령대별 접근 방식도 구체적으로 언급됩니다. 10-40대는 실제 운용을 시작하며, 50~60대는 캐시플로 중심의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것입니다.

AI와 구경제의 접목도 중요한 투자 안목으로 제시됩니다. 현대차가 피지컬 AI와 결합하면서 구경제 기업에 신경제 배수가 적용되어 주가가 오른 사례, 월마트가 AI를 쇼핑 경험에 접목해 주가가 상승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거시적 모순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노동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드머니가 부족한 젊은 세대나 서민층이 자본 시장에 진입해 의미 있는 자본 소득을 거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개별 경제 주체의 생존법으로는 유효하지만, 모든 개인이 투자에 의존하게 된다면 자산 격차는 오히려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사회 전체의 소비 여력이 위축될 경우 수요 기반이 무너지고, 이는 AI 크라이시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트리 리서치의 2028년 시나리오가 바로 이 지점을 경고합니다.

김대식 교수가 언급한 UBS(기본 서비스), UBI(기본 소득), UBC(기본 계산 능력) 개념은 노동과 소득의 분리에 대한 제도적 대안입니다. 샘 올트먼이 주장하는 GPU 지분의 18세 배분 개념, 노르웨이 오일 펀드나 알래스카 가스 펀드 방식의 국가 기금 모델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지능에 대한 세금, 즉 AI세(AI Tax)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투자 격려를 넘어 자산 재분배와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병행되어야 완성도 높은 해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추론 반도체 전환과 인프라 투자의 현실

김대식 교수는 AI 인프라 투자의 방향이 학습(Training)에서 추론(Inference)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투자 핵심 변수로 제시합니다. 지금까지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GPU를 동시에 가동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HBM(High Bandwidth Memory)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학습은 언젠가 끝나고, 한 회사에서 동시에 수백 개의 AI 모델을 학습시킬 수는 없습니다.

진짜 비즈니스는 추론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에이전틱 AI가 24시간 작동하게 되면 토큰 소비량이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납니다. 텍스트보다 코딩이, 코딩보다 이미지 생성이, 이미지보다 영상 생성이 수십만 배의 토큰을 소비하는 구조에서, 에이전틱 AI가 대규모로 상시 작동하면 추론용 데이터 센터가 턱없이 부족해질 것입니다.

추론용 반도체는 GPU와 다릅니다. GPU는 공사장에서 흙을 나르는 트럭처럼 힘이 세지만 비효율적입니다. 추론에는 NPU(Neural Processing Unit) 또는 LPU(Language Processing Unit)가 훨씬 적합하며, 이 반도체에는 KV(Key-Value) 캐시 저장 기능이 필수적입니다. 에이전틱 AI는 밀리초 단위의 응답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HBM 대신 더 넓은 대역폭을 가진 HBF(High Bandwidth Flash) 계열의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 SK하이닉스, 씨게이트, 미쓰비시 등이 연구 중이며, 2025년 6월경 첫 샘플 출시가 예상됩니다.

HBF를 가장 먼저 양산하는 기업은 과거 엔비디아가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던 것과 유사한 포지셔닝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중 누가 살아남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들 모두가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 전망에는 중요한 물리적 제약이 있습니다. 현재 빅테크들의 데이터 센터 CAPEX 경쟁은 원전 하나가 생산하는 전력 수준의 에너지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력 수급 문제와 탄소 배출 규제는 AI 산업 성장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병목 변수입니다. 닷컴 버블 이후 광케이블 인프라가 살아남은 기업들의 성장 토대가 된 것처럼, 이번에는 전력 인프라, 즉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가 AI 데이터 센터의 생존을 좌우할 것입니다. 데이터 센터 버블은 실재하지만, 살아남는 기업들에게는 독점적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점은 역사적 선례와 일치합니다.


AI 시대를 둘러싼 논의는 기술 예측에서 사회 구조 설계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에이전틱 AI의 도입 속도와 제도 변화 사이의 시차, 자본 소득 의존 심화에 따른 자산 격차 문제, 그리고 전력 인프라라는 물리적 한계까지 통합적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개인과 사회 모두를 위한 완성도 높은 생존 전략이 설계될 수 있습니다. 기술을 활용하되, 그 그늘도 직시하는 냉철한 안목이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역량입니다.


[출처]
영상 채널: 지식인사이드 (한석준의 지식인 초대석 100회 특집)
출연: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512LLypVJfQ&t=5s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